실바니안 슈퍼마켓

실바니안 슈퍼마켓은 바빠요, 바빠!

실바니안 슈퍼마켓은 늘 싱싱하고 맛좋은 음식들로 가득해요.
주인인 회색 고양이 아빠 퍼킨이 싱싱하고 맛좋은 음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구해오거든요. 바로 오늘도 산에 귀한 버섯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산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란다.”
퍼킨은 회색 고양이 소년 오스틴과 회색 고양이 소녀 자라를 다독였어요.

“내가 없는 동안 누가 실바니안 슈퍼마켓을 봐주면 좋겠는데…”
퍼킨의 말에 초콜릿 토끼 소녀 프레야와 호두 다람쥐 소년 랄프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저희가 보고 있을게요.”
프레야와 랄프는 늘 실바니안 슈퍼마켓에서 물건 파는 일을 해 보고 싶었거든요. 퍼킨이 나가자, 실크 고양이 엄마 홀리가 실바니안 슈퍼마켓으로 들어왔어요.

“어서 오세요!”
프레야와 랄프는 손님을 반갑게 맞았어요. 홀리가 실바니안 슈퍼마켓을 둘러보는 동안, 프레야와 친구들은 앞다투어 물건을 권했어요. 채소 코너에서 벨이 외쳤어요.
“여기 싱싱한 채소가 있어요.”
랄프도 질세라 소리쳤지요.
“갓 구운 빵이 있어요. 이리로 오세요!”
결국 홀리는 장바구니가 넘치도록 물건을 사야했지요.

프레야가 으스댔어요.
“홀리 아주머니는 내가 추천하는 것을 모두 샀어.”
랄프도 지지 않고 말했어요.
“무슨 소리! 내가 권한 것을 더 많이 샀어!”
결국 프레야와 랄프는 누가 더 많이 파는지 내기를 하기로 했어요. 곁에서 자라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프레야와 랄프를 바라봤어요. 걱정이 되는 것은 랄프도 마찬가지 였지요. 랄프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어요.
“솔직히 프레야가 더 많이 팔았다는 걸 나도 알아. 어떻게 해야 프레야를 이길 수 있을까?”
얼마 후, 햄스터 엄마 힐다가 쌍둥이를 데리고 왔어요. 실바니안 슈퍼마켓의 두번째 손님인 셈이죠.
힘겹게 유모차를 끌고 들어오는 힐다를 보자, 랄프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좋았어! 힐다 아주머니가 산 것들을 배달해 주는 거야!”
달리기라면 자신있는 랄프이기에 배달 쯤은 쉬운 일이었지요.
“힐다 아주머니! 저에게서 물건을 산다면 모두 배달해 드릴게요.”
힐다 아주머니는 반갑게 랄프에게 다가갔어요.
“그렇다면 정말 편하게 쇼핑할 수 있겠구나.”
와, 랄프의 생각이 꼭 들어맞았네요.

프레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맞아, 나는 요리에 자신이 있어! 그러니 시식코너를 만들어서 손님을 끌어야지.”
프레야는 실바니안 슈퍼마켓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맛있게 요리를 했어요. 그리고 손님들을 향해 음식을 권했지요.
“드셔 보세요. 실바니안 슈퍼마켓의 신선한 재료들로 만든 요리랍니다.”

실바니안 슈퍼마켓은 북적북적, 랄프의 배달 서비스 소식을 들은 손님들과, 프레야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가득했어요.
“야호!”
프레야는 신이 나서 소리쳤어요. 그리고 손님들을 위해 더 많은 요리를 만들었지요. 처음이지만 프레야와 랄프는 정말 잘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지요.
랄프에게 엄청난 양의 배달 주문이 몰려들었어요.
“밀크 토끼네 집에 당근 배달, 치와와네 집에 옥수수 배달,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랄프의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는 바람에, 감자를 배달해야 하는 곰네 집에 생선을, 토마토 여러 개를 배달해야 하는 붉은 사슴네 집에는 토마토 하나만을 달랑 가져가는 실수를 저질렀지요. 실수는 점점 늘어만 갔고, 결국 랄프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나 이거 못하겠어!”

문제는 프레야에게도 일어났어요.
프레야가 요리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재료를 써 버리는 바람에 손님들에게 팔아야할 재료들까지 모두 동이 났거든요. 결국 프레야는 텅빈 진열대 앞에서 "죄송해요, 다 팔렸어요!"라고 끊임없이 말해야 했어요. 물론 손님들은 필요한 재료를 사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했지요.

프레야와 랄프는 잘하려고 했지만, 결국 문제만 일으킨 셈이 되었어요.
손님들이 모두 돌아가고 실바니안 슈퍼마켓 안을 청소하며, 프레야와 랄프는 오스틴과 자라에게 사과했어요.
“이런 일로 내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어.”
프레야는 몹시 후회했어요.
“우리 욕심 때문에 너무 많은 문제가 생겼어.”
랄프도 반성했지요.

“아니야, 우리 모두 열심히 일했는 걸!”
오스틴과 자라는 프레야와 랄프를 위로했어요. 하지만, 프레야와 랄프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프레야와 랄프는 풀이 잔뜩 죽어 말했어요.
“우리가 너무 큰 실수를 저질렀어. 다시는 우리에게 실바니안 슈퍼마켓을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거야.”
다음 날 아침, 실바니안 슈퍼마켓에 나온 자라는 깜짝 놀랐어요. 배달을 원하는 손님들과 시식코너에서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몰려 들었거든요. 프레야와 랄프의 아이디어가 실바니안 슈퍼마켓에 큰 성공을 가져온 거예요.

자라는 프레야와 랄프에게 말했어요.
“자주 자주 실바니안 슈퍼마켓을 도와 줬으면 좋겠어.”
프레야와 랄프는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어요.
“그럼, 당연하지!”
“우리가 실바니안 슈퍼마켓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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